[허울 뿐인 신도시의 암울한 그림자:上] 노후화에 신음하는 1기 신도시
[허울 뿐인 신도시의 암울한 그림자:上] 노후화에 신음하는 1기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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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물 나오고 주차 할 곳 없는 아파트가 신도시라니”… 노후화로 골머리 앓는 1기 신도시
성남 분당‚ 고양 일산‚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부천 중동 등 1기 신도시들이 조성된 지 30여년이 지나면서 수도관ㆍ전기배선 노후화‚ 만성 주차난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28일 안양 평촌신도시 모습. 조주현기자
성남 분당‚ 고양 일산‚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부천 중동 등 1기 신도시들이 조성된 지 30여년이 지나면서 수도관ㆍ전기배선 노후화‚ 만성 주차난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28일 안양 평촌신도시 모습. 조주현기자

신도시에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1ㆍ2기 신도시가 겪는 노후화와 교통문제는 ‘신도시’라는 이름마저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3기 신도시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등으로 시작 전부터 끊임없이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기존 신도시의 문제점을 남겨둔 채 3기 신도시가 추진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 바로 1ㆍ2기 신도시 주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했지만, 점점 빛을 잃어가는 신도시. 이에 경기일보는 현재 경기도내 신도시들이 겪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수돗물만 틀면 녹물이 나오는데 이게 무슨 신도시 아파트입니까”

1기 신도시의 아파트들이 노후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도시가 생긴 지 30여년의 세월이 흐르며 각종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기 신도시 추진이 본격화되면서부터는 정부가 1기 신도시를 위한 대책 마련에는 무관심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2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1기 신도시는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등 5개 도시로 집값 안정과 주택난 해소 목적으로 지어진 대단위 주거타운이다. 지난 1989년 건설 계획 발표 후 1992년 말 입주가 완료됐으며, 세대 수 29만2천가구, 인구 117만명 규모로 탄생했다.

과거 모두가 살고 싶어하는 동네였지만, 최근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교통망이나 생활기반시설은 비교적 잘 구축됐으나, 세월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촌과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만난 주민들은 하나같이 노후된 수도관으로 인한 문제와 주차난 등을 호소했다.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평촌 샘마을 우방아파트(488가구)에 거주 중인 S씨는 “수도에서 녹물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우방아파트는 신도시 조성이 한창이던 1992년 준공된 아파트다. 지어진 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수도배관이 녹스는 등 문제를 앓고 있다. 지난 2017년 노후된 수도배관의 일부를 교체했으나, 임시방편에 불과해 수도관에서는 여전히 녹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S씨는 “녹물 때문에 샤워기 필터가 새빨개지고 한 달에 두세 번은 갈아야 해 아이가 씻는 것도 걱정된다”며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데 정부는 3기 신도시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산본신도시에 있는 율곡주공3단지 아파트는 만성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단지 내부 도로는 주차된 차들 탓에 왕복 1차선 도로라는 말이 무색하게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다. 이곳에는 2천42가구가 거주하지만 주차면 수는 839면으로 가구당 주차 가능 대수가 0.41대에 불과하다. 과거 차량 소유가 보편화되지 않던 시절에 지어진 아파트이다 보니 불거진 문제다.

율곡주공3단지 관리소장은 “주민들이 이중삼중 주차를 넘어 아파트 화단에까지 주차하는 등 만성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단지 내 교통정리인데, 혼잡한 정도가 웬만한 서울 도심 못지않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1기 신도시가 노후화로 인한 문제를 겪으면서 거주하던 주민들이 떠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 비해 2018년 1기 신도시 인구는 평균 10.3% 감소했다.

김태희ㆍ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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