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야 유소년 선수 육성에 투자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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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이적파동’에 K리그 각 구단, 유스팀 육성 딜레마
▲ 백승호.경기일보 DB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백승호(24ㆍ다름슈타트)의 전북 이적파동으로 인해 K리그 각 구단들이 유소년(유스) 육성 딜레마에 빠졌다.

백승호는 지난 주 국내 복귀를 염두에 두고 전북 현대와 이적 협상을 벌였지만 불발됐다. 지난 2010년 FC 바르셀로나(스페인) 진출 당시와 2013년 바르셀로나 유스시절 수원 삼성과 맺은 계약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진출 당시 수원과 백승호는 유스팀인 매탄고 진학을 약속하고 3년간 매년 1억원씩 지원한다는 합의서를 쓰고 지원을 받았다. 이후 3년 뒤 매탄고 진학이 어려워지자 양 측은 ‘K리그 복귀 시 수원 입단을 약속하며 위반 시 지원비 반환과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차 계약서에 사인했다.

하지만 백승호 측은 계약의 효력이 남아있음에도 전북과 이적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를 수원에 알리지 않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전북은 선수 측과의 협상을 접었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전북과의 협상을 이끈 백승호 선수의 부친이 23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돼 곧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선수 측에서 그동안 전북으로의 이적에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우리 구단에는 연락도 하지 않았다. 합의 위반과 관련한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축구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향후 한국축구의 근간을 흔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축구가 U-17, U-20 월드컵에서 최근 잇따라 좋은 성과를 거둔데는 K리그 유스팀 육성의 힘이 컸기 때문이다.

K리그 유스팀은 구단이 선수에게 투자하는 비용과 시간이 많고, 인프라도 잘 갖춰진데다 합숙비ㆍ훈련비 명목으로 학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하지 않아 많은 유망주들이 선호한다. 특히 유스 시스템이 잘 갖춰진 수원의 경우 유스팀에 연간 25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선수 한 명이 3~6년 후 프로 선수로 성장할 때까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다른 구단들 역시 2008년 도입된 유스 시스템 구축 의무화에 따라 연간 10억원 이상의 육성 비용을 투자한다. 한 K리그 구단 통계에 따르면 선수 1명이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유스팀에서 뛸 경우 학부모의 부담은 일반 학생보다 약 1~2억원 가량 적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스팀 출신 선수의 이적이 잦아지고 있어 각 구단들은 울상이다. 축구 관계자들 역시 이 같은 행동으로 구단들의 유스팀 투자 비용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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