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폭력 없는 사회
[경기시론] 폭력 없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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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을 두고 많은 사람이 어린 생명을 살릴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아이의 생명을 살릴 수 없던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고 있다. 아동학대의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미디어를 통해 많은 아동학대 사건들이 보도되고 있지만, 아동학대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아동학대 건수는 각각 2만4천604건, 3만45건으로 아동학대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를 줄이고자 아동학대 인력 확충, 인력의 전문성 강화, 예산 확보, 아동학대 처벌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을 밝혔다.

도대체 아동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이 아동을 언어적ㆍ신체적으로 학대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노르웨이 평화학자인 요한 갈퉁은 직접적인 폭력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사회 구조에 내재된 문제에서 나아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폭력적인 문화 현상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이는 폭력의 문화 속에서 학습된 대중이 폭력을 양산한다는 논리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화적 폭력의 개념을 단순하게 폭력을 자행한 사람들의 잘못을 면피하기 위한 논거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 폭력은 인간의 의식에 영향을 끼치는 문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개인의 인격적인 문제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다수 성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학교, 가정, 군대 등에서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경험했을 것이다. 인간에게 내재된 폭력의 유전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부정적인 자신의 경험을 타인에게 같은 방식으로 행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는 사실을 각성해야 하며, 어떠한 이유로도 폭력은 허용돼서는 안 된다.

아동학대를 근절하고자 비폭력의 문화를 조성하는 노력 그리고 개인의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 물질 만능주의와 학력 우선주의를 비롯하여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한 인간이 폭력 없는 사회를 지향하며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다. 혁명적인 문화의 개선과 의식 개혁이 없이 법과 제도를 통해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다. 가정, 학교, 직장 등 여러 공동체 안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인간 존중이어야 하고, 각자가 선 위치에서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말과 행동이 아동학대 근절을 넘어 비폭력의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창휘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담당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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